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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아트

컬러 오브 아트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
33,000 원
  • 저자 : 클로이 애슈비
  • 옮긴이 : 김하니
  • 출판사 : 아르카디아
  • 출간일 : 2023년 01월 02일
  • ISBN : 9791197995507
  • 제본정보 : 반양장본
고대 동물벽화에서 현대 미술까지, 과감하고 매력적인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는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 색은 작품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핵심 비결이다. 흙을 파서 물감을 만들던 시절부터 예술가들은 걸작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안료를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실험했다. 흙과 보석, 으깬 곤충, 인체에 해로운 화학 물질 등 다양한 재료로 색을 만들었 고, 심지어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

티치아노가 색을 혼합하지 말라는 규칙을 따랐다면, 렘브란트가 수입 안료를 사용했다면, 페르메이르가 정해진 양의 물감만 쓰라는 계약서를 무시했다면, 마티스가 붉은색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어떠 했을까. 이 책은 명화에 대한 신선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에서 미술사를 바라보고자 하는 예술가와 디자이너 및 예술 애호가를 위한 좋은 갈라잡이가 될 것이다.
머리말 : 색의미술사
01. 최초의표현 : 선사시대그리고고대미술
02. 질서를 세우다 : 르네상스
03. 과장된 아름다움 : 바로크와 로코코
04. 너무나 사실적인 :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05. 동전의 양면 :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06. 빛이 생겨라 : 인상주의
07. 스펙트럼의 끝에서 : 라파엘 전파에서 후기 인상주의까지
08. 내면을 드러내 : 표현주의
09. 느끼는대로보기 : 추상표현주의와색면회화
10. 절제의 미학 : 단색화와 미니멀리즘
11. 대중을 위한 : 팝 아트와 픽처스 제너레이션
12. 여기 그리고 지금 :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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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글
저자 소개

올해의 컬러는 무엇인가요?

◼︎ 2023년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면 늘 그러하듯 세계적인 색채 전문회사 팬톤에 이목이 쏠린다. 새로운 해를 대표할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기 때문이다. 2023년의 컬러는 \'비바 마젠타(Viva Magenta)\'. 길었던 팬데믹을 끝내고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로 역동적이고 긍정적 에너지를 가득 담은 진홍색이 선정되었다. 지난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하여 시작된 팬톤의 올해의 컬러 선정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산업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예년과 동일한 제품이라 해도 올해의 컬러를 입힌 제품은 트렌디한 신제품으로 인식된다. 기업은 특정 색에 제품의 가치와 기업의 정체성을 부여하고, 고객은 그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색에 담긴 가치를 향유하게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기념품으로 불리는 반가사유상 굿즈 또한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출시 당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국보 78호와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핑크, 코랄, 라임, 민트 등 톡톡 튀는 색을 입힌 디자인이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평소 예술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던 BTS의 RM이 구매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개당 49,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매번 완판을 기록했고, 인기를 노린 불법 복제품이 난무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칫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문화재를 새롭게 채색하는 것만으로도 결정적인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반가사유상이 전시되어 있던 전시실은 굿즈의 인기에 힘입어 1년 동안 65만 명 관람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상을 읽고 소통하며 이끌어나가는 핵심 매개체 ‘색’

◼︎ 『컬러 오브 아트 : 80점의 명화로 보는 색의 미술사』는 이러한 시각에서 출발한다. 저자 클로이 애슈비는 서문에서 \"색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색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색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 매개체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색이 없는 세상은 없으며 색이 고정된 세상도 없다\"고 말한다. 색의 의미는 시간과 장소, 문화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어 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다채로운 색의 역사를 \"미술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하고 매력적이며 때로는 과감한 색채를 보여준\" 80점의 명화를 통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미술 재료와 기법, 색 인식론, 색채 심리학 등 색의 역사와 함께 엮어낸 미술사

◼︎ 『컬러 오브 아트』는 총 12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연대기 순으로 나열되어 있으며, 각 시대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6~7점의 작품들로 세심하게 큐레이팅 되어 있다. 영국의 저명한 예술 학교인 코톨드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스 라이프&아트, 스펙테이터, 프리즈 등에서 글을 써 온 저자는 자신의 미술사적 지식을 마음껏 발휘한다. 단순히 작품에서 색의 의미를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안료와 도구, 기법의 발전 과정이나 색 인식론, 색채 심리학 등 색의 역사와 함께 입체적으로 엮어낸 것이 이 책의 포인트이다.

‘색’을 키워드로 재해석한 명화 80점 수록

◼︎ 본문을 살펴보자. 중세의 보물로 불리는 <윌턴 두폭화>(34쪽)에서처럼 서양 미술사에서 성모 마리아는 대개 밝고 강렬한 파란색 옷을 입은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는 천상의 여왕이자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잇는 다리로서 하늘이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그 당시 가장 가치 있고 값비싼 안료인 울트라마린으로 만든 색이기 때문이었다. <네바문 무덤 벽화>(22쪽)에서 볼 수 있듯이 파란색은 기원전 1350년경 이집트 벽화에서 쓰였을 정도로 유서 깊은 색이었다. 그러나 이집션블루의 제조법을 몰랐던 후대의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의 한 채석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보석을 갈아 파란색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색이 바로 성모 마리아를 장식했던 파란색, 울트라마린이다.

울트라마린은 아름다운 발색은 물론이고 지속력도 월등히 좋았다. 하지만 너무나 비싼 것이 흠이었다. 당시에는 금보다 비싸게 거래되었고, 부유한 후원자를 지닌 화가들만 사용할 수 있는 귀한 색이었다. 네덜란드의 거장 요하네스 페르메이르는 <우유 따르는 하녀>(본문 82쪽)를 그릴 당시에 계약서에 적혀있는 만큼만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하니 그 정도를 알만 하다. 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해소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18세기였다. 근대 화학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원소와 합성법이 연구되었고, 화학 합성물감이 대거 등장한다. 이렇게 탄생한 값싼 대체제 프러시안블루는 미술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인상주의 화가들이 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색채 배열을 사용할 수 있는 지름길을 열어주었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본문 115쪽)를 물들인 파란색은 이렇게 탄생했다.

고대 동굴벽화에서 현대 미술까지, 연대기적 구성

◼︎ 오직 한 가지 색을 가지고도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 인상주의, 더 나아가 현대 미술까지 이야기가 힘차게 이어진다. 이브 클랭이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인터네셔널 클랭 블루\'라는 색을 만들고 평생을 이 하나의 색에 집중한 것이나(200쪽), 리사 브라이스가 인종 간의 경계를 허물고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오직 코발트와 울트라마린을 혼합한 파란색으로만 인물을 그린 것은(238쪽) 바로 이러한 파란색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색\'이라는 키워드로 명화를 재해석함으로써 우리가 통시적 관점과 공시적 관점 모두에서 작품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파란색 외에도 인류 최초의 색이었던 오커색과 천상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지상 최고의 물질 금색, 바로크의 슈퍼스타 검은색, 독성을 숨기고 꿈결 같은 파스텔색을 만들어냈던 리드화이트 등 다양한 색의 역사가 이 한 권에 담겨 있다.

아트시장의 최신 경향 반영, 생생히 살아 숨 쉬는 미술사

◼︎ 저자의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시대 현존하는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데이비드 호크니를 포함하여(214쪽)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에서 공개되며 돌풍을 일으켰던 아그네스 마틴(202쪽), 지금 영국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1990년대생 신예 화가 플로라 유크노비치(242쪽) 등 현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미술사의 지평을 현대 미술로 확 끌어 올린다. 서양 미술사의 고전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책이 1950년대에 쓰여 작품 선정과 분석에 있어 시대적 한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컬러 오브 아트』는 그야말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독자와 함께 생생히 살아 숨 쉬는 미술사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정 국가와 인종, 성별, 시대에 치중했던 기존 미술사의 한계 보완

◼︎ 또한 기존의 서양 미술사의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었던 특정 국가와 인종, 성별, 시대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고자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7종의 검은색을 사용하여 전통적으로 유럽 백인 귀족들로 채워졌던 목가적인 장면에 흑인 가족을 대입한 케리 제임스 마셜(231쪽), 소녀들의 엄숙한 표정과 대조되는 생생한 빨강과 주황, 민트색 옷으로 조혼 풍습을 꼬집은 현대 인도 미술의 선구자 암리타 셰르-길(139쪽), 구부정한 어깨와 부어오른 발목, 처진 가슴과 늘어진 뱃살까지 누드 초상화를 통해 늙은 여성의 몸을 가감 없이 보여준 앨리스 닐(224쪽)의 작품 등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중요도에 있어 결코 뒤지지 않는 멋진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방대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는 체계적인 구성

◼︎ 이처럼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을 읽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이유는 간결한 구성 덕분이다. 책을 펼쳤을 때 한쪽에는 작품을, 다른 한쪽에는 작품 설명을 넣어 모든 요소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구성했다. 덕분에 독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대기 순으로 읽을 수도 있고, 책을 넘기면서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읽을 수도 있다. 더 깊은 미술사적 지식을 찾는 애호가는 물론이고 바쁜 현대사회에 잠시 미술의 세계로 빠지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용한 구성이다. 여기에 작품에 사용된 색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팬톤 컬러 코드가 포함된 인포그래픽 팔레트가 함께 제공된다. 저자는 해당 작품에 사용된 색 중에서 작품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에 따라 경중을 두어 팔레트를 구성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만들기 위해 화가가 어떤 색을 고르고 이를 어떻게 조합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팬톤 올해의 컬러처럼 색을 매개로 활동하는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자, 이제 『컬러 오브 아트』와 함께 색의 미술사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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