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고양 사이 북한산 자락에 전해 오는 효자 박태성과 산군 호랑이의 애틋한 이야기. ‘효자리의 박 효자 전설’(「고양군지」, 1987)과 조선 영조 때 살았던 실제 인물 박태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 춤추듯 말 달리듯 하는 백성민 화백의 힘찬 붓질이, 태산 같고 강물 같고 바람 같은 조선 호랑이를 코앞에서 만난 듯 생생히 살려 놓았다.
정성 지극한 사내를 끝까지 지켜 주고 끝내 따라간 굳은 심지를, 느껴질 듯 간절하게 그려 놓았다. 노화백의 그림을 보고 한눈에 반한 글쓴이가, 호방한 붓질을 방해하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로 여백을 채우며 산군과 사내의 이야기를 나직나직 들려준다.
글 : 김장성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한 뒤 어린이책 작가이자 편집자로서 오랫동안 일해 왔으며,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그림책 창작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씨름》 《나무 하나에》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까치 아빠》 《가슴 뭉클한 옛날이야기》 등 여러 그림책과 어린이책의 글을 썼으며, 《민들레는 민들레》(오현경 그림)로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논픽션 스페셜 멘션)을 받았습니다.
그림 : 백성민
1948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습니다. 고교 시절 학교 이웃에 살던 《라이파이》의 산호 작가를 만난 뒤로 만화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했지만 만화책을 사느라 등록금을 다 써 버려 한 학기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1973년 첫 작품 《권율 장군》을 출간하고 어린이 만화를 그리다가 차츰 성인 극화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1986년 황석영 원작 《장길산》을 만화로 만든 뒤, 《싸울아비》《토끼》 《삐리》 등 역사 만화를 창작하면서 기운 넘치는 붓질과 과감한 연출로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2005년부터는 ‘광대의 노래\'라는 인터넷 블로그를 열어, 오늘 여기를 사는 우리네 이야기와 호랑이, 말, 춤 등의 소재를 멋진 그림으로 풀어 내고 있습니다.
글 : 김장성
성균관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공부한 뒤 어린이책 작가이자 편집자로서 오랫동안 일해 왔으며,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그림책 창작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씨름》 《나무 하나에》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까치 아빠》 《가슴 뭉클한 옛날이야기》 등 여러 그림책과 어린이책의 글을 썼으며, 《민들레는 민들레》(오현경 그림)로 2015년 볼로냐 라가치상(논픽션 스페셜 멘션)을 받았습니다.
그림 : 백성민
1948년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습니다. 고교 시절 학교 이웃에 살던 《라이파이》의 산호 작가를 만난 뒤로 만화가의 꿈을 키웠습니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입학했지만 만화책을 사느라 등록금을 다 써 버려 한 학기 만에 그만두었습니다. 1973년 첫 작품 《권율 장군》을 …
온 마음을 다한 사람, 그 마음을 지켜 준 호랑이.
서울과 고양 사이 북한산 자락에 전해 오는
효자 박태성과 산군 호랑이의 애틋한 이야기.
이런 호랑이 한번 만나 볼까요?
눈빛이 숯불 같은 호랑이, 수염이 대바늘 같은 호랑이, 황톳물 빛 몸뚱이에 검은 줄무늬가 산맥처럼 꿈틀대는 조선 호랑이. 풍채가 태산 같은 호랑이, 움직임이 강물 같은 호랑이, 그러나 나서야 할 땐 바람처럼 나타나는 날랜 호랑이. 산 위에 산처럼 점잖게 앉아, 누가 숲을 해치고 어느 놈이 물을 더럽히는지, 누가 누구를 속이고 괴롭히는지 속속들이 지켜보는 호랑이, 그러다 벌떡 일어나 소리 지르면 벽력처럼 온 산을 뒤흔드는 산군 호랑이.
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는 호랑이, 지극한 정성에 감동하는 호랑이, 그 사람을 오래도록 지켜 주다가 그가 세상을 뜨자 밤새도록 무덤가에서 통곡하는 호랑이, 결국은 저승까지 그를 따라가 지켜 준 심지 굳은 호랑이.
이런 사람 한번 만나 볼까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른이 되자 얼굴도 아득한 아버지의 삼년시묘에 나선, 어떻게든 도리를 지키며 살려고 한 사람. 그 도리 끝까지 지키겠노라, 멀고 험한 산길을 날마다 넘나들던, 미련토록 정성이 지극한 사람. 정성으로 뭇짐승의 마음을 움직이고 산군 호랑이의 가슴까지 울려, 평생지기 저승친구로 삼은 대단한 사람.
정성과 도리, 굳은 심지가 간절한 시절에,
그 호랑이와 그 사람이 인연 맺은 이야기 ‘북한산 호랑이와 효자 박태성 전설’이 그림책이 되었습니다. 전통사회에서 으레 \'충\'과 함께 한 낱말을 이루어 수직적 도덕윤리를 대표하던 ‘효’ 관념은, 이제 수평적 사랑과 배려로 다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효’든 ‘사랑’이든 그 바탕은 정성스런 마음이며 사람이 영원히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지금은 갈수록 물욕이 득세하는 세상입니다. 부와 성공과 효율만이 최고인 듯 여겨지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정성과 도리가 더욱 간절한 이 시절, 박태성의 지극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그래서 굳은 심지가 더욱 간절한 이 시절, 북한산 호랑이의 우직한 이야기에 마음을 열어 봅니다.